15년 만에 1450원 돌파한 원·달러 환율, 1500원도 넘을까?
원·달러 환율이 15년 만에 1450원을 넘어섰습니다. 이처럼 가파른 상승세는 당장의 글로벌 요인뿐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까지 얽혀 있어, 장기적으로 환율이 더 오를 가능성을 키우고 있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1500원 돌파 가능성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1450원 돌파, 그 이유는?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53원에 시작하며 전일 대비 17.5원 급등했습니다. 이는 2009년 3월 이후 처음으로,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에 기록한 수준입니다.
이날 환율 급등은 미 연준(Fed)이 내놓은 ‘매파적’ 행보에서 비롯됐습니다. 연준은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내년 금리 인하 속도가 시장 기대보다 느릴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습니다. 내년 금리 인하 횟수를 기존 4회에서 2회로 축소한 점도 환율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구조적 문제도 원화 약세 부추겨
미국의 통화 긴축 정책 외에도, 우리나라가 처한 구조적인 문제들이 원화 약세를 더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내년 초 중국 위안화 절하와 트럼프 신정부의 대중국 관세 정책이 본격화되면 원화 역시 위안화와 동조화되며 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중국의 ‘중국제조 2025’ 전략이 가시화되면서 한국 제조업에 대한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2015년 발표된 이 전략은 첨단 제조업 부문에서 핵심 기술과 부품의 자급률을 대폭 높이겠다는 내용으로, 한국 시장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환율 방어에 소극적인 한국 외환당국
국내 정치적 혼란은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외환당국의 적극적인 대응 부재도 시장 불안을 키우는 요인입니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의 발언과 정책 기조를 보면 환율 방어보다는 경기 우려에 방점이 찍혀 있어, 환율 상승이 일정 부분 방치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1500원 돌파 가능성은?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었던 사례는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단 두 차례뿐입니다. 그러나 현재 전문가들은 1500원 돌파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한 금융시장 전문가는 “구조적인 여건상 원화 약세는 당분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불안정한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망했습니다.
환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경우, 기업과 가계 모두 경제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당국이 어떤 방식으로든 적극 개입해 시장을 안정시키는 조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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