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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영화

〈위키드〉 실사 영화 마녀들의 이야기, 우정과 선택의 순간

by 그리부이옳옳 2024. 12. 22.
 
위키드
자신의 진정한 힘을 미처 발견하지 못한 '엘파바'(신시아 에리보). 자신의 진정한 본성을 아직 발견하지 못한 ‘글린다'(아리아나 그란데).  전혀 다른 두 사람은 마법 같은 우정을 쌓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마법사'의 초대를 받아 에메랄드 시티로 가게 되고 운명은 예상치 못한 위기와 모험으로 두 사람을 이끄는데…마법 같은 운명의 시작, 누구나 세상을 날아오를 수 있어
평점
10.0 (2024.11.20 개봉)
감독
존 추
출연
아리아나 그란데, 신시아 에리보, 조나단 배일리, 에단 슬레이터, 양자경, 제프 골드블럼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소설 《위키드》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위키드〉가 드디어 실사 영화로 돌아왔습니다. 영화는 원작 소설의 중반부까지의 이야기를 다루는 뮤지컬 1막을 그대로 옮겨왔는데요, 이번 실사 영화는 뮤지컬의 매력을 잘 살리면서도 새로운 시각적 감동을 선사합니다.

스토리와 캐릭터들

영화는 ‘위키드’라는 제목답게, 마법의 세계와 그 속에서 얽히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중심은 ‘엘파바’와 ‘갈린다’라는 두 주인공의 관계입니다. 영화에서 엘파바는 "악명 높은" 녹색 마녀로 잘 알려져 있지만, 이 실사 영화는 그저 악당이 아닌, 상처받고 이해받지 못한 인물로서의 깊이를 잘 표현합니다. 갈린다는 밝고 사랑스러운 성격으로, 엘파바와는 대조되는 인물로 등장합니다. 두 캐릭터의 복잡한 감정선과 그들이 겪는 갈등은 영화에서 중요한 감정적 기둥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이 영화가 단순히 마녀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들의 고뇌와 성장을 그린다는 점입니다. 엘파바가 마법과 능력으로 세상을 바꾸려 할 때, 그 이면에는 사회적 부조리와 개인적인 상처들이 묻어있죠. 갈린다는 그런 엘파바를 이해하려 하고, 두 사람의 우정이 어떻게 변해가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시각적 장관과 음악

뮤지컬을 실사 영화로 옮기면서 중요한 점은 바로 시각적 요소입니다. 〈위키드〉는 그 자체로 화려하고 환상적인 무대 디자인이 특징인데, 영화는 이를 잘 옮겨놓았어요. 무대처럼 꾸며진 공간들이 자연스럽게 영화적 공간으로 변모하며, 마법의 세계가 시각적으로도 실감 나게 펼쳐집니다.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음악입니다. 뮤지컬의 상징적인 곡들, 예를 들어 ‘Defying Gravity’나 ‘Popular’ 같은 곡들이 영화에서도 그대로 펼쳐집니다. 이 곡들은 여전히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특히 ‘Defying Gravity’는 영화에서 영화적인 스케일로 재탄생되어, 압도적인 감동을 선사합니다.

연기력과 캐스팅

배우들의 연기 역시 눈에 띕니다. 엘파바 역을 맡은 배우는 그린 마녀의 고독과 내면을 훌륭하게 그려내며, 갈린다 역은 밝고 경쾌한 매력을 잘 살리고 있습니다. 두 배우는 각자의 캐릭터를 제대로 표현하면서도 서로의 케미스트리를 잘 살리고,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우정과 갈등을 잘 전달합니다.

이 외에도, ‘마법의 교수’나 ‘드리더’와 같은 캐릭터들이 이야기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들의 연기는 캐릭터를 단순히 ‘악역’이나 ‘조연’으로 넘기지 않고, 각자 고유한 매력을 뽐내며 영화에 깊이를 더합니다.

 

〈위키드〉 실사 영화는 뮤지컬 팬들 뿐만 아니라, 원작 소설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도 만족스러운 작품입니다. 무대 위의 감동을 스크린으로 옮긴 영화는 음악과 시각적 요소 모두 뛰어나며, 캐릭터들의 감정선도 잘 드러냅니다. 이야기의 핵심을 잘 살리면서도 영화적 매력을 잃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이 담겨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결국, 이 영화는 마녀들의 이야기가 아닌, 상처받고 성장하는 인물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들이 겪는 갈등과 성장을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점들이 많죠. 뮤지컬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영화일 것입니다.